# 24. 서프라이즈
## 2011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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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프라이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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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10시간동안 정신없이 잤다. 
머리가 아직도 띵 하지만 그래도 몸은 괜찮아졌다. 
이제 좀 몸을 가눌 수 있게 되었다. 
긴 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자지러지게 할 때 아구르가 떡밥을 던진다.

  “저 쪽 1km 떨어진 곳에 애들이 캠핑을 와 있거든. 
목 매단애 하나 만들어서 놀래켜주자고!”

  오오오! 나 이런 거 무진장 좋아하는데! 
이런데 내가 빠질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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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은 이렇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곳 근처에 보일락 말락 한 곳에 
목매달아 자살한 인형 하나를 걸어 놓는다. 

우리는 그 근처에 위장 텐트를 치고 숨어 있는다. 
그리고 계속 기다린다. 애들 몇 명이 이거 보고 소리 지를 때까지. 

비명과 동시에 우리는 기분 나쁜 소리를 내는 공습경보기를 울려대면서 달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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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을 보고 비명을 꽥꽥 지를 애들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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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에 있는 옷들을 쓸어와 옷 속에 옷을 집어넣어 볼륨감을 만든다. 
그리고 최대한 얼굴을 가린다. 
일단 모양이 너무 어설프기 때문에 해가 있는 시간이면 안 된다. 
10시는 돼야 출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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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944_165809683483456_938571_n.jpg](https://steemitimages.com/DQmS54ojBrNr6eNFWqJum9B6c8pA3LUNJkztQWJMV7ZGenu/248944_165809683483456_938571_n.jpg)
#### <center>준비물 점검!</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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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144_165809730150118_3271742_n.jpg](https://steemitimages.com/DQmNkMt2Kbkywb7fdMvChmwuwZXQzgT2K5BbZFKBUTexk1T/255144_165809730150118_3271742_n.jpg)
#### <center>옷가지 우겨넣어 만든 시체</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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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0시다. 완전히 해가 떨어졌다. 
진격이다! 보트의 노 젓는 소리도 최대한 들리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백만마리 모기가 내 살을 물어뜯어도 신경질을 내면 안 된다. 
우리의 거사가 틀어지면 안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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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739_165809786816779_4691882_n.jpg](https://steemitimages.com/DQmPR62iE5EhVQqqqPAR7HPMYqBKZf8eQ66WW9Z4CM9TGWU/248739_165809786816779_4691882_n.jpg)
#### <center>본격 시체유기</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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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가 최대한 나지 않도록 숲을 해쳐 나간다. 

이 두 아이들은 괜히 밀리터리 광이 아니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소리가 나지 않게 가는 법을 다 알고 있다. 

숲을 이리저리 헤쳐 나가 아이들 숙소에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인형을 매단다. 
집에서 볼 때는 그렇게 이상하게 만들었다 생각했는데 
캄캄한 숲속에 달아놓으니 감쪽같이 자살한 시체로 위장이 된다. 신기하다. 

이제 다 됐다. 
위장텐트 속에 숨어 아이들만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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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404_165809850150106_1791701_n.jpg](https://steemitimages.com/DQmP7ZjG7QPMNQzsvFqcEzjJUx2E4D5G2zyFsDGV7NJXfL9/247404_165809850150106_1791701_n.jpg)
#### <center>목표 전방의 아이들!</center>
###### <center>덧, 이 하늘 정말 밤 10시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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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944_165810040150087_3975831_n.jpg](https://steemitimages.com/DQmRt1LRSP4uWNuyqYhAuAnGE4YSCKyVRCRpvxNtKKqY9Jb/252944_165810040150087_3975831_n.jpg)
#### <center>시체 수습중인 아구르</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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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519_165810143483410_3064359_n.jpg](https://steemitimages.com/DQmcJygkBqUCpF1RcVJYAKwUGnMvG4HLPvDMuXDunVKrmCS/249519_165810143483410_3064359_n.jpg)
#### <center>자살 위장중. 시간이 지나면...</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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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54_165810183483406_6394383_n.jpg](https://steemitimages.com/DQmTbTtfgi9ZXDedcHwbYYrMukWMVrMNuHnFpMmMApH9L8i/251054_165810183483406_6394383_n.jpg)
#### <center>그럴싸해진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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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14_165810273483397_1603626_n.jpg](https://steemitimages.com/DQmW6rXAUiQfbMQNvSDRJuLLWBtsdJ1fDvADYoMFCHQKC6f/250014_165810273483397_1603626_n.jpg)
#### <center>모기와 사투하며 잠복중</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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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154_165810466816711_1910507_n.jpg](https://steemitimages.com/DQmP5QNvYx52jf639Lyf6PX6NjdBRSJRtLp83u5ohPNKMen/247154_165810466816711_1910507_n.jpg)
#### <center>모기와 사투하며 잠복중 2</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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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30분을 기다려도 아이들이 오지 않는다. 
아르고는 답답해서 애들을 끌고 오려고 밖으로 나갔다. 
혹시나 해서 괴상한 소리를 듣고서라도 오지 않을까 해서 공습경보기를 살살 돌려본다. 
다시 기다린다. 

반응이 없다. 

30분 뒤 갑자기 아르고가 뛰어온다. 

아이들이 절대 여기를 안 오려고 한단다. 
이미 눈치를 챘다고 한다. 
아... 이렇게 나의 꿈이 무너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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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이대로 끝나지 않았다! 다시 새로운 것을 준비한다. 
귀신놀이를 하자는 것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낮은 포복으로 아이들 숙소까지 기어갔다. 
군대에서 했던 걸 이런 곳에 써먹을 줄이야! 

대비 없이 그냥 무작정 하니 팔꿈치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숙소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잠복했다. 
먼저 라이트를 깜빡이면서 도깨비불 연기를 한다. 

점점 가까이 간다. 
숙소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조그만 자갈을 창문에 던진다. 

아이들이 화들짝 놀라서 뛰어나온다. 

그 때 문 앞에 잠복한 난 아이들을 덮쳐 놀라게 한다. 
대성공이다! 이 맛에 이런 장난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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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곯려준 아이들과 모닥불에 모여 앉아 소시지를 구우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했다.

  “아구르, 지금 몇 시야?”

  “새벽 2시.”

  12시가 넘었다. 
**타지에 맞는 내 생일이다.**

  “이제 난 [만] 23세네?”

  그 때였다. 

  “어이 아이들~~ 브라이언이 지금 생일이래! 다 텨나와!”

  소리를 질러서 아이들을 다 나오게 한다. 아이들은 악수 한 번씩 다 하고 들어간다.

  아무리 밖에 있어도 난 외롭지 않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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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프라이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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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토니아 전통 중에는, 
아니, 거의 모든 곳의 전통 같긴 하지만, 모든 것이 공짜다. 

대신에 하나 해야 할 일이 있다. 
케이크와 커피를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날이 되었다. 
난 아직 만들 줄 모르니 아구르가 알려주면서 하기로 한다. 

열심히 이스트와 함께 반죽해서 발효를 시키니 거짓말같이 부풀어 올랐다. 
이제 그 반죽을 틀에 넣고 잼과 딸기 등으로 장식한 다음 굽는다. 
그러면 케이크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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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99_165810563483368_1206392_n.jpg](https://steemitimages.com/DQmVsWNoGJsQu4hGEbSmk8V6e7dmsm2c6AFBdGbM5izTcaj/250099_165810563483368_1206392_n.jpg)
#### <center>준비물: 우유, 레몬, 잼, 이스트, 계란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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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539_165810626816695_4478963_n.jpg](https://steemitimages.com/DQmciSY81dHvyRqedKVQYPKYW4A3wK4VbPh6is47kMBxSqe/252539_165810626816695_4478963_n.jpg)
#### <center>1. 밀가루를 곱게 친 다음 계란을 푼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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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854_165810663483358_6143603_n.jpg](https://steemitimages.com/DQmXZKtbxHpecr5ye4m7S3yEkSh5PCGruhQoD8aPHxj4rpG/249854_165810663483358_6143603_n.jpg)
#### <center>2. 반죽이 되도록 골고루 섞어준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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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369_165810806816677_1789548_n.jpg](https://steemitimages.com/DQmS1NWBFbcszmvjitdBYjtbj1n1efZcQ1KzrhTS1GBL5F8/247369_165810806816677_1789548_n.jpg)
#### <center>3. 다 섞은 반죽</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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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304_165810836816674_3196628_n.jpg](https://steemitimages.com/DQmT1wJHjioA1mqpmnH921jLwsLg7X3uNUwFNsVfzVkzeVs/247304_165810836816674_3196628_n.jpg)
#### <center>요리할 땐 재료를 하나씩 먹어주는 것이 제맛이다.</center>
###### <center>루바브 껍질 벗겨서 설탕에 찍어먹으면 침샘이 저릿저릿하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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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929_165810863483338_5684117_n.jpg](https://steemitimages.com/DQmRwcdiYTVL3siNdAAD5rkW53YGGbt8BBA2ufq8eQqYZkL/246929_165810863483338_5684117_n.jpg)
#### <center>4.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킨다. 이 집에서는 불꺼진 사우나에서 발효시키면 딱이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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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430562_165810910150000_1655262697_n.jpg](https://steemitimages.com/DQmUfxLpKUzwKHG96JpDBZbdWMabQHVcGMyxdorNxzzRam7/430562_165810910150000_1655262697_n.jpg)</center>
#### <center>발효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동안에는 아구르와 합성사진같은 걸 찍으면서 논다. <br>(합성 아님!!!)</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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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604_165810933483331_4731491_n.jpg](https://steemitimages.com/DQmSixTE7CDxT1KC71djDMD56yPWM2Ew6amApnHEAGQnPxp/253604_165810933483331_4731491_n.jpg)
#### <center>5. 그럼 이 정도로 부풀게 된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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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624_165810960149995_1210406_n.jpg](https://steemitimages.com/DQmNnaACKpkL7Z1UZiR22T8paMkgShR1krmSZFsnAjQPNSs/255624_165810960149995_1210406_n.jpg)
#### <center>6. 반죽을 팬에 붓고, 루바브로 데코를 한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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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574_165810973483327_3456215_n.jpg](https://steemitimages.com/DQmQPuuzZoWN6PMoE5ibqMo9JYNLXE29GwzcZvM6JgsaxVk/248574_165810973483327_3456215_n.jpg)
#### <center>7. 오븐에 굽는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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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84_165811003483324_6819417_n.jpg](https://steemitimages.com/DQmakTCMiDWLMtZcLNUV5aw9RxNb5XFCSvq95fRoobF9gVZ/251284_165811003483324_6819417_n.jpg)
#### <center>8. 구워졌으면 조금 식힌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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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994_165811053483319_5279117_n.jpg](https://steemitimages.com/DQmU3MrNVSefrpqJeqh2As6d9kJfpZAPqGKukZwUhjLi8ta/253994_165811053483319_5279117_n.jpg)
#### <center>9. 딸기잼을 들입다 붓는다.</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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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564_165811086816649_8074630_n.jpg](https://steemitimages.com/DQmehLtyHUKCTTPACgt9qsnm2ZgrE6RoSSSsgRcx7TtBKKC/254564_165811086816649_8074630_n.jpg)
#### <center>10. 완성!!</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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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구워졌다.
내가 생각하는 케이크는 아니지만 정말 맛있게 생겼다.

내가 전부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손길로 대접을 해 보니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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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914_165811143483310_3716405_n.jpg](https://steemitimages.com/DQmYUh8fkXUkjcorwFM5AnKckSnrZk6wfqw849FVyAkvAy6/249914_165811143483310_3716405_n.jpg)
#### <center>해피버스데이투미~~ 왼쪽부터, 아소, 나, 레인, 아르고. 그리고 안 찍힌 찍사 아구르</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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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 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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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팅>

CHAP1 런던, 노르웨이, 스웨덴,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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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0_3 항공권과 장비 마련하기](https://steemit.com/kr-travel/@bryanrhee/chap03)
[CHAP0_2 어디를 어떻게 가볼까?](https://steemit.com/kr-life/@bryanrhee/chap02)
[CHAP0_1 다짐](https://steemit.com/travel/@bryanrhee/chap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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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나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스티미언분들.. 도움이 되셨을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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