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33.png](https://steemitimages.com/DQmUVDdZAHgRDvS4ADjsSG8yr4SuHKkgD2RfkTKYUFh3mQ8/%EB%8C%80%EB%AC%B833.png)


개봉하기 전부터 기대가 많았던 영화였습니다.  포스터에서 풍기는 느낌이 흥미로웠거든요. 

그림이나 사진에 대해서는 공부를 해도 해도 여전히 잘 모르지만,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것들은 즐기는 편이기 때문인지...

빨간 배경과 대비되는 검게 가려진 얼굴이 담긴 포스터, 

그리고 배우 김수현이 주연이라는 점만으로도 상당히 끌리는 영화였습니다.

이런저런 일 때문에, 정작 개봉했을 당시에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못하였고,

몇일 전부터 매일 밤 조금씩 영화를 보다가, 어젯밤에서야 드디어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매일매일 조금씩 본 이유는, 

글쎄요... 피곤하기 했고, 도저히 한큐에 전부 볼 수 없는... 그런 영화였다고 할까요...?!

영화는 크게 '내가 하고싶은 말'을 하는 영화와 '남이 듣고싶은 말'을 해주는 영화 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이 리얼이라는 영화는, '내가 하고싶은말'을 '남이 듣고싶은 말'처럼 끼워 맞추려고 노력한

그렇지만 그 노력은 무색했던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center>![dj.jpg](https://steemitimages.com/DQmWHDyGYqCFvHWRG1vqE7mtjtRJ68HMiBRpBsUYtB5ffms/dj.jpg)</center>


기본적으로 리얼은 짬뽕입니다. 

해리성 인격장애, 조폭, 꿈의 세계... 자극적이고 성공했던 주제들을

짬뽕처럼 모아넣은, 그래서 뭐가 뭔지 애매하고 헷갈리고 전달되지 않는 간극들을

자극적인 비쥬얼과 배우들로 매꿔 넣으려고 노력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리얼을 보며 떠올랐던 영화로는 '바닐라 스카이', '아이덴티티',  '토탈 리콜' 이 있습니다.

자신의 다른 인격을 '죽이기' 위해서 정신과 의사 최진기(이성민)에게 상담을 받는 '보스 장태영'(김수현)이

최진기의 조언대로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사람에게 자신의 또 다른 인격을 전달하고,

이 식물인간이 다시 살아나, 얼굴도 이름도 목소리도 '장태영'과 똑같은, 

아니 장태영 그 자신이 되어버린다는 영화의 내용 전부가, 

사실 '최면 치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임을 영화끝에 모두 드러나지만,

도입부에서 감독은 최면에 들어갔다가 깨어난 '기자 장태영'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각'인지 헷갈리게 만들고자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토탈리콜 처럼 말이죠.

그러면서도 영화 중간중간에서 우리가 보는 것들이 사실은 '최면 속'임을 알려주는 암시를 전합니다. 

이 암시는 영화의 끝부분에서는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중간중간에서도 '애매하게' 전달되지만

관객들에게 '암시'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미숙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그저 '허접한 설정'으로 밖에는 이해할 수 없을 테니까요.

장태영의 주먹 한방에 나가 떨어지는 조직폭력배들을 보며, '아! 이게 환상속의 일인가보구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뭐야 이 허접한 액션은...' 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죠...


<center>![3435.jpg](https://steemitimages.com/DQmYuSgDhqZixnLgCD6dFVUv6wVgj26sey3aULxqene1uEh/3435.jpg)</center>


망가진 얼굴을 되찾아 간다는 이야기는 '바닐라 스카이'를 연상시킵니다. 

그게 환상속의 일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망가진 얼굴과 목소리를 '장태영'의 그것과 똑같이 수술을 하고, 장태영을 괴롭히는 '가짜' 가 누군지에 대해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것은 애초에 장태영 본인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것이 '최면 속 이야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해석해 보면, 

최면치료 속에서 또다른 인격을 '죽이기' 위해서는, 그 인격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할 필요가 있었을 테고,

그래서 구체화된 인물이 바로 '가짜' 장태영인 셈이죠.

사실 둘 모두  '실제 장태영'이라는, 

해리성 인격장애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인격'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원래 장태영이 갖고 있던 인격이 어떤것인지는 애매한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자 장태영'의 인격은 3년전 약물로 파기되었다는 말과,

약물중독으로 조직 보스의 인격을 만들었다는 '가짜 장태영'의 대사,

영화의 마지막에 가짜 장태영이 피에스타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유추해볼 때, 

아마도 장태영의 진짜 인격은  '기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초반에 최진기 의사가 김수현의 과격한 행동을 무서워하지 않았던 것도

아마도 그런 이유때문이었겠죠.


![asa.jpg](https://steemitimages.com/DQmdULcFzHS6TDyLCQzUVfmNw5CyHSFnzPa2TAgwe7nJSW4/asa.jpg)

환상 속에서 서로 다른 인격들이 서로를 죽이려 한다는 것은, 

 '아이덴티티'에서 이미 선보인적이 있는 내용입니다. 

관객들은 어디가 현실인지 가짜인지 헷갈려하고, 마지막에 가서야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리얼은 의도적인 설정인 것인지, 이 점을  명확히 전달해주지는 않습니다.

그저 모호한 표현들을 통해 '아 이게 최면속 환상이구나...'를 짐작하게 만들어줄 뿐입니다.

마치 '메트릭스'를 보는 듯한 장면들을 통해서 말입니다.


![dsf.jpg](https://steemitimages.com/DQme3EZQRVg37oGGfcJNGMercshxTYDboUc1AppNGf5DUUQ/dsf.jpg)

리얼의 스토리를 정리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약물중독인 기자 장태영은,  마약 관련 취재를 위해 조직 보스로 연기하며 거래하던 중

목에 문신을 한 거래자에게 폭행을 당하게 되어 인격이 망가진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연기했던 '강한 캐릭터'인 조직보스 장태영의 인격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를 치료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죠.

장태영을 담당한 최진기 의사가 택한 치료법은 '최면'요법.

이 환상 속에서 기자장태영과 보스 장태영이 서로를 대면하기 위해, 이미 파기되었던(식물인간 상태였던)

기자 장태영의 인격은 다시 복구됩니다.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는, 우리가 보았던 영화의 이야기인 것이죠.

결국 기자 장태영은 다시 '씨에스타의 세계'로 돌아가며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하루중 있었던 일들이 모두 복합해 만들어지는 꿈 처럼, 낮잠이라는 뜻의 '씨에스타' 가 지배하는

최면속 세상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실제 기자 장태영이 만났던 사람들입니다.

특히 가짜 장태영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배우는, 영화 초반 총에맞는 장면에서 나오는 클럽의 여자와

동일인물로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설정이 정확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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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은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생각입니다.

무언가를 '지나치게 어렵게' 전달한다는 것은, 전달자의 지적 능력이 뛰어남을 의미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의미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성공한 영화들이 갖고 있는 소재들을 이렇게 까지 '엉킨 실타래'처럼 별볼일 없게 만들어 낸

것은, 어떤 의미에서 '능력 부족'이라고 밖에는 평가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 자체로도 능력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깔끔하게 진행되는 플롯 속에서 원하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과

군더더기 없이, 진행에 도움이 되는 설정만을 첨가해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은

어쩌면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10억이라는 투자비는 누군가에게는 생사가 달린 투자금이었을 텐데...

리얼을 보고 느낀점이라면, 실력이 보장된 정확한 투자처를 찾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