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수양 버들이 비오듯이 내린다.JPG](https://ipfs.busy.org/ipfs/QmXuj6rvG27e1iTdqsr1rGWMyCiHXJa1y2jChHbVyXaE8r)


요즘 저는 자신을 많이 돌아보는 나날입니다. 특히 스팀잇 활동에 대해.

그간 저 나름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하다가 정체 또는 퇴보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아픔이네요. 스티미언이 된 지 6개월 가까이 되어가면서 이제 좀 알만하다 싶을 때라 더 그런 거 같습니다. 

처음 가입할 때는 보상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블록체인에 매료되었고, 이 참에 제대로 공부해보자고. 게다가 열심히 글을 올리고 나누는 과정에서 보상도 따른다니 금상첨화겠다 싶었거든요. 

시작은 여건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마침 스팀 가격도 바닥에서 탈출하는 거 같아, 저도 적지만 틈틈이 스파업을 세 번에 걸쳐 했습니다. 그 사이 고래들 보팅도 몇 번 받아보고, 심지어 고팍스 풀보팅이란 것도 받아 홈런도 날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모로 분위기가 좋지 않네요. 오직 눈앞의 보상에만 급급한 어뷰징 문제들도 그렇지만 저는 스팀 정책이 선뜻 이해가 안 됩니다. 

다들 최근에 경험했듯이 스팀잇 약관 개정과 그 동의입니다. @madefromreality님이 다음처럼 잘 지적해주었습니다.
[스팀잇은 '탈중앙화'의 가치를 포기하는가? (18.06.17)
](https://steemit.com/kr/@madefromreality/qdkuj-18-06-17)

블록체인은 탈중앙화가 핵심인데 이 신뢰가 무너집니다. 저 역시도 탈중앙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건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제도화되고 권력화된 시스템에 익숙하던 인류라 아무리 기술이 좋다 하더라도 급속히 도약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스팀과 스팀잇 설계자들도 처음부터 모든 걸 꿰뚫어보기는 어려웠으리라 봅니다. 신이 아닌 이상. 

그랬을 때, 저는 신뢰란 과정에 대한 공유로 더 깊어질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한계는 무엇이며, 어떻게 풀어가겠다는 전망을 공유하는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공유하는 걸 제처 두고 어느 날 떡 하니 규약을 들고 나와 동의를 하라고. 빠져나갈 구멍조차 두지 않고.

그래서 저부터라도 초심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앞날을 그 누구도 알 수 없겠지요. 적지만 투자에 따라, 손실을 본 부분은 그저 배움에 대한 값이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여기서 받은 보상은 되도록 살려서 글쓰기에 좀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뜻대로 될 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 마음은 그렇습니다.

어차피 요즘은 두어 시간 준비해서 글을 올려봐야, 2불조차 안 되는 상황이네요. 그럴 바에는 처음 마음처럼 보상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가능하면 출판을 염두에 두면서. 그 과정에서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내용을 조금이나마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네드를 비롯한 스팀과 스팀잇 설계자들 역시 좀더 솔직했으면 좋겠습니다. 진행하는 일들은 그때그때 공유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짱짱맨처럼 스팀 태그를 쓰면 일괄 보팅을 해주던가 하는 성의를 보여야한다고 봅니다.

‘두뇌 증명’이란 잔마리를 굴리는 게 아닐 거라고 봅니다. 스팀과 스팀잇이란 ‘배’가 가라앉는다면 이 곳에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요.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이상이 제대로 실현되자면 참여자 모두가 공인으로서,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한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무엇이 어뷰징인지 아닌지. 최소한 똥인지 된장인지 가려낼 정도의 안목은 갖출 필요가 있으리라 봅니다.

글쓰기 역시 되도록 스티미언 상대가 아닌, 인터넷 수십 억 일반 사용자들 눈높이로 내려 가야할 거 같습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흘러야 합니다. 저 스스로 먼저 흐르는 삶이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