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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시티 + 글쓰기 유랑단] 암스테르담 by mm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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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merlin ·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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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시티 + 글쓰기 유랑단] 암스테르담
<center>![amsterdam.jpeg](https://cdn.steemitimages.com/DQmNw861Qj6UFK7dJmYEqu14o5gLcu6FrDLjdUot31kpvaU/amsterdam.jpeg)</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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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암스테르담입니다. 몇 시간 뒤면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한국에 집이 있습니다. 아니 있을 겁니다. 아직 찾지는 못했지만.. 집을 떠나와 여행을 떠난 지 벌써 5년째입니다. 집이 없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방랑이고 유랑입니다. 여행은 집이 있는 사람이 떠나는 겁니다.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에게 여행은 정처 없는 떠돌이 생활일 뿐입니다. 집을 가지고 싶어 여행을 계속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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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평짜리 머리를 누일 공간이 있다고 집이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나를 걱정해 주고, 생각해 주고, 마음을 나누고, 함께 삶을 공유하는 사람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울고, 함께 슬퍼하며, 함께 환희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 집일 겁니다. 서로의 꿈에 동참하고, 응원하고, 함께 어려움을 나누고, 뭐 그런 걸 꿈꾸는 겁니다. 공동체를, 커뮤니티를, 꿈꾸는 사람들 다 그런 걸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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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2년 전 박살 난 밴드와 함께 암스테르담에 왔습니다. 그리고 타던 차의 유리창이 또 박살이 났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했습니다. 워낙 꽁꽁 봉해 놓았던 터라..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차라리 뭘 좀 가져가지.. 없는 살림에도 뭐라도 좀 가져갔더라면 마음이 좀 더 나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얼마나 힘들면 차를 털려 했을까요? 뭘 좀 훔쳐서 마약을 했더라도 말입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라도 한시름 잊어야 했을까요? 그때에도 그랬습니다. 가져가지도 못할 거면서.. 왜 유리창은 박살을 내어 놓았을까.. 나의 마음도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아닙니다. 나의 마음은 이미 수많은 세월 동안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매번 공동체를 시도하고 또 시도하며, 그들은 참 많이도 내 마음을 박살 내어 놓았습니다. 깨어진 건 물론 나뿐이 아니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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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https://steemitimages.com/640x0/https://files.steempeak.com/file/steempeak/mmerlin/Otrysrhl-broken.JPG</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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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은 투명해 보입니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의 삶을 모두 알고 있다는 착각을 줍니다. 그러나 소중하게 다루지 않으면 한 순간에 깨어질 만큼 연약합니다. 세상의 모든 관계는 모두 유리 위에 놓여 있습니다. 한 순간에 박살이 나고 다시 붙일 수가 없습니다. 끊어진 인연을 다시 이어봐야 너덜너덜할 뿐입니다. 조금의 충격에도 다시 박살이 나고 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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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매번 새로 공동체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각조각 박살 나다 못해 다시 이어붙일 수도 없을 만큼 바스러질 때까지, 붙이고 또 붙여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원망과 상처뿐.. 그래서 자꾸 봉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자꾸 묶고 봉하고, 함부로 열지 못하도록,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도록 경계했는지 모릅니다. 스팀잇을 시작하며 마법사는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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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가 물었습니다. 닉네임이 왜 멀린이냐고? 돌아가며 각자 왜 이름이 그 모양인지 설명하는 챌린지가 제게 돌아왔습니다. 마법사는 그간 번 돈으로 닭 사먹고 이만 뜨려고 하던 찰나였습니다. 그런데 님들이 제게 이름을 물었습니다. 그냥 떠나도 되었을 텐데. 나는 님들에게 꽃이 되고 싶었나 봅니다. 

[[steemitnamechallenge] 마법사입니다. 그렇다구요.](https://steemit.com/steemitnamechallenge/@mmerlin/steemitnamechalle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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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작되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이름을, 정체를 드러내고 말게 되자, 더 이상 마법사임을 숨기고, 나의 사명을, 나의 꿈을 외면한 채로 '그럼 이만..'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러다 보니.. 스팀시티.. 공동체.. 커뮤니티를 또.. 시작하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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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반반이었습니다. 이런 공동체.. 이런 커뮤니티.. 늘 뻔한 거니까. 또 박살 날 거니까. 마음의 반쯤은 남겨 놓았습니다. 그래야 나도 살겠으니까요. 어떻게 또 박살이 납니까.. 그렇게는 못 삽니다. 그렇게는 더 못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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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금까지 왔습니다. 총수님들이 선출되고,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해 가라앉은 스팀시티를 찾아다니고 계시지만.. 마법사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반쯤은 마음을 남겨놓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반쯤 남겨 놓은 마음으로.. 그리고 다시 암스테르담에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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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운명이란.. 어케 여기를 다시 오게 되었을까요. 표면적인 이유는 가난한 마법사가 가장 싼 항공권을 찾다 보니 어쩔 수 없어 그랬다지만.. 왜 하필 암스테르담이었을까요. 환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루를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직관은 [글쓰기 유랑단]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더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더 미룰 수가 없습니다. 거부했다간 돌아가는 비행편이 취소될지도 모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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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대들을 초청하게 되었습니다. 반쯤 남겨 놓은 마음으로, 반쪽짜리 마음으로 그대들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그게 솔직한 심경입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오게 되면, 누구라도 운명의 부름에 반응하게 되면, 그래서 스팀시티 한 발 더 나아가게 되면.. 이제는 더 이상 반쪽짜리 마음으로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제는 마음 반쪽 남겨 놓고 공동체, 커뮤니티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또 유리창이 박살 나고 말 테니까요. 내 마음 남은 반쪽마저 박살 나고 말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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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때에는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마법사의 마음은 늘 흔적도 없이 바스러졌지만, 깨어진 조각으로라도 살겠다고, 그렇게라도 살아남겠다고 떠난 님들처럼, 그냥 떠나가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아니 박살 나게 두지는 않을 겁니다. 막고 또 막아설 겁니다. 밤을 새워서 지키고 날이 새도록 지켜서 무사히 집에 돌아가게 될 때까지.. 그리운 나의 집 찾을 때까지.. 견뎌낼 겁니다. 지켜낼 겁니다. 집으로 향하는 여정.. 무사히 마쳐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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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대도 깨어진 마음으로 오십시오. 다시 시작합시다. 괜찮습니다. 깨어지고 바스러졌어도, 녹이고 다시 녹여서 새로 만들면 됩니다. 새 마음으로 또 시작하면 됩니다. 상처는 아물고 새 살은 돋아나기 마련이니까요. 스팀시티의 용광로에서 함께 녹아듭시다. 그리고 새로운 유리창으로, 방탄 유리창으로 다시 태어납시다. 암스테르담에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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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암스테르담에서 다시 만납시다.
여기 암스테르담에서 다시 시작합시다.
여기 암스테르담에서 마법사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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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happy@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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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시티] 글쓰기 유랑단을 모집합니다](https://steemit.com/stimcity/@mmerlin/5t1j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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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wif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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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차 보험처리 되겠죠?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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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dory ·
곰돌이가 @kiwifi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5을 보팅해서 $0.008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3837번 $45.363을 보팅해서 $47.571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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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stol4747 ·
고흐가 아를에서 예술가를 초청했던 것 같은 느낌이군요. 고갱은 오게 될 지, 고흐는 귀를 자르게 될 지, 걸작을 남기게 될 지, 궁금합니다. 관심있게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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